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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기는 어려우나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을 오르는 것처럼 어렵고
일을 망치는 것은 터럭을 태우는 것처럼 쉽다
成立之難如登天 失墜之易如燎毛
성립지난여등천 실추지이여료모
- 이우(李, 1739∼1811)
「병인일기(丙寅日記)」
『면암집(俛庵集)』
해설: 조경구(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이우는 조선 후기의 학자로 자는 치춘(穉春)이고, 호는 면암(俛庵)입니다. 조부는 이태화(李泰和)이고, 부친은 소산(小山) 이광정(李光靖, 1714∼1789)이며, 대산(大山) 이상정(李象靖, 1711~1781)은 그의 큰아버지입니다. 가학으로 공부하였으나 과거 공부에는 뜻을 접고 자신을 수양하는 공부에 전념하였으며 이상정의 유사(遺事)를 짓고 문집을 발간하는 데 정성을 다하였다고 합니다. 성품이 과단성 있고 정의로워 1792년 영남유생 1만여 명이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해명하는 상소를 올릴 때 앞장섰다가 전라남도 강진(康津)의 고금도(古今島)로 유배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우가 유배지인 고금도에서 병인년(1806, 순조6)에 쓴 일기-사실은 아들 이병탁(李秉鐸)이 기록한 일기-가 「병인일기」인데 위의 글은 「병인일기」 3월 6일자 기사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유배지에서 이우가 당나라 문장가 한유(韓愈)의 「한영사탄금(韓穎師彈琴)」 시를 읽다가 “더 위 잡고 오르려니 한 치도 오를 수가 없는데, 세력 잃어 한 번 떨어지면 천 길이 넘는구나.[躋攀分寸不可上 失勢一落千丈强]”라는 구절에 이르자, “옛사람이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을 오르는 것처럼 어렵고, 일을 망치는 것은 터럭을 태우는 것처럼 쉽다.[成立之難如登天 失墜之易如燎毛]’고 하더니 그 말이 참으로 맞는구나.”라고 탄식하였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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