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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없는 물건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이라 한다.
내게 있는 것을 깨달아 굽어보며 '이것'이라 한다.
'이것'은 내가 내 몸에 이미 지닌 것이다.
하지만 보통 내가 지닌 것은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사람의 뜻은 성에 찰 만한 것만 사모하는지라 건너다보며 가리켜 '저것'이라고만 한다.
이는 천하의 공통된 근심이다.
지구는 둥글고 사방 땅덩어리는 평평하다.
천하에 내가 앉아 있는 곳보다 높은 곳이 없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자꾸만 곤륜산을 오르고 형산과 곽산을 오르면서 높은 것을 구한다.
가버린 것은 좇을 수 없고, 장차 올 것은 기약하지 못한다.
천하에 지금 눈앞의 처지만큼 즐거운 것이 없다.
하지만 백성들은 오히려 높은 집과 큰 수레에 목말라하고 논밭에 애태우며 즐거움을 찾는다.
땀을 뻘뻘 흘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죽을 때까지 미혹을 못 떨치고 오로지 '저것'만을 바란다.
하여 '이것'이 누릴 만한 것임을 잊은 지가 오래되었다.
출처:정민의 "다산어록청상"중 어사재기於斯齋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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