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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중했던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12.10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1574
내용

그렇게 소중했던가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 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커피 얼룩. 화끈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바닥에 남은 커피 입 안에 털어넣었다.

 

그렇게 소중했던가, 그냥 두고 올 생각 왜 못했던가.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는 삶은 꿈이다.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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