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내용
바위를 뚫고 자라는 나무
바람 세차게 불어가던 날
내 어미 나를 보내며 기도하셨으리라
너는 부디 그늘지지 않는 땅에 달하라
숲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하늘의 뜻
커다란 바위, 한 줌 고인 흙 위에서 바람은 멈추었다
나도 멈추었다
빛은 찬란했으나 흙은 목마른 곳, 나를 붙잡은 바위 위에서 나는 울었다
이끼가 부여잡는 물만이 내 목을 적시는 삶
나의 선택은 늘 사막처럼 가난했다
바람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 키를 낮추었다
바위 위에 뿌리를 박기 위해 단 하루도 허리를 펴지 못하였다
바위를 뚫고 내 삶을 세웠을 때
신과 내 어미, 미소 지었다
나는 바위를 뚫고 자라는 나무다
출전 : 김용규의 《숲에게 길을 묻다》에 실린 저자의 시
2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