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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6.13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828
내용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몇번이나 세월에게 속아보니

요령이 생긴다 내가 너무

오래 산 계절이라 생각될 때

그때가 가장 여린 초록

바늘귀만 한 출구도 안 보인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매번 등 뒤에

다른 광야의 세계가 다가와 있었다

 

두번 다시는 속지 말자

그만 생을 꺾어버리고 싶을 때

그때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보라는

여름의 시간 기회의 시간

사랑은 한번도 늙은 채 오지 않고

단 하루가 남았더라도

우린 다시 진실해질 수 있다




송경동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창비. 2016년. 초판 2쇄.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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